지난 20년의 시간을 하나 둘 되짚어보며
페퍼톤스
먼저 페퍼톤스 데뷔 20주년을 축하드립니다. 4월에 발매된 20주년 기념앨범에선 동료 뮤지션들과의 협업이 눈에 띄었는데, 6월 말부터 예정된 20주년 기념 전국투어에선 어떤 다른 이벤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희는 늘 여름이면 전국 여러 곳의 클럽을 찾아다니며 투어 라이브를 하고 겨울이면 큰 극장에서 연말 콘서트를 열어 왔습니다. 20주년인 올해도 여느 해처럼 이와 같은 틀로 라이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20주년 기념음반을 통해 맺은 동료 뮤지션들과의 감사한 인연은 대대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소박하게나마 공연에도 담아내려 합니다.
페퍼톤스를 검색하면 나오는 “우울증을 위한 뉴테라피 2인조 밴드”라는 모토처럼, 실제로 밝고 긍정적인 음악을 20년 동안 최대한 추구하고 계신데, 실제로 페퍼톤스의 음악을 듣고 우울증을 극복해 연락이 온 경험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스개로 지어진 모토인데, 마치 마법처럼 정말로 그런 간증(..)을 전해 듣곤 합니다. 음악이란게 때로는 진짜 약이 되는 듯합니다. 잘 들었다. 기분이 나아졌다. 이런 말들이 저희들이 나아갈 길을 정해줍니다. 스무해 전 어쩌면 멋 부리려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인데 이제는 누군가들을 위해서도 책임감을 갖고 계속하고 있습니다.
모든 노래를 직접 작사,작곡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밝고 긍정적인 곡이지만, 곡을 만들 당시에 감정이 반영되어 본인들은 들으면 슬픈 노래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반대의 감정이 느껴지기보다는 복합적인 감정이 듭니다. 창작과 표현을 통해 감정을 배출하고 그 과정에서 다른 마음이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어두운 마음에서 출발한 곡이더라도 완성된 곡은 자랑스럽고 뿌듯할 수 있듯이요. 반대로 마냥 희망적인 노래였는데, 훗날 그 티 없이 맑음이 애틋하고 그리워 눈물이 나기도 합니다. 이런 복합적이고 이중적인 감정이 담긴 음악을 좋아합니다.
20년 동안의 음악 인생만을 되돌아봤을 때 가장 행복했던 순간과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지 궁금하고 그 시기에 만들었던 노래는 무엇인가요?
늘 행복하기만 했는데, 코로나 팬더믹의 시기에 늘 하던 공연과 활동들을 못하게 되고, 밝고 희망찬 노래를 만든다는 정체성을 지키기가 쉽지 않아 지면서 무력감을 느꼈었습니다. 많은 고민 끝에 기존과는 조금 다른 톤의 앨범을 만들게 되었고 그것이 [thousand years]라는 앨범입니다.
두 분이 밴드를 결성할 당시에 인디 음악의 정의와 현재 인디 음악으로 분류되는 음악들이 매우 다른데요, 페퍼톤스가 생각하는 현재 인디 음악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독립적으로 제작되는 인디음악은 투자자본의 간섭에서 벗어나 (주류의 방법론에서 벗어난) 모험적인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장르적 분류가 아닌 제작 과정에 따라 분류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희 매거진 특성상 이쪽 업을 희망하거나 뮤지션을 꿈꾸는 독자들이 많은데, 페퍼톤스를 롤모델로 꿈을 꾸고 있는 청춘들에게 현실적인 조언 한마디를 해준다면?
새롭고 창의적인 음악, 진지하게 공을 들인 음악은 어디서든 언젠가가 됐든 다시 들려지고 인정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묵직하게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시길!
마지막으로 20년 동안 페퍼톤스의 음악을 즐겨주시는 팬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들어주셔서 늘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할게요.
인터뷰 | 강민구 사진 | 안테나 제공 편집 | 이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