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트

by XINDIE posted Jul 0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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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21년 7월호
아티스트 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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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성숙한 어쿠스틱 솔 (soul)장착한 싱어송라이터 모트

 

싱어송라이터 모트는 앞으로 나아간다어쿠스틱 팝을 잘 다루던 귀엽고 재능 많은 신인의 모습은 그저 앳된 얼굴과 목소리에 어리는 그림자일 뿐이제 성숙한 어쿠스틱 솔(soul)을 장착한 EP ‘소중함에 대하여’(5 27일 발매)를 내놓은 모트의 음악에 조금 더 섬세하게 귀를 기울여볼 때다.

 

조용하고 푸른 새벽처럼 은은하지만 분명한 색깔로 앨범을 여는 뜻밖의 연주곡 Dawn’를 서곡 삼아 모트는 하루처럼 활짝 새 앨범을 연다폭신한 솜사탕을 조금씩 뜯어 던지듯 한 음 한 음 꼭꼭 씹어 내는 특유의 가창은 이번에도 명징한 전달력과 미묘한 뉘앙스를 품고 악곡 위에 사뿐히 흩어져 내려앉는다.

 

밤의 산책에 어울리는 템포로 모트는 고전적 팝의 친숙함에 동시대의 세련됨을 한 스푼 뚝딱 얹어 노래한다우리를 둘러싼 작은 소중함들에 대하여모트에게 몇 가지 물었다모트는 이번에도 똑 부러지게 답하면서도 하고픈 말은 반드시 담았다.

 

글 - 임희윤 ㅣ사진 - 스튜디오 빌리빈, 지운ㅣ편집 - 오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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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년 만에 다시 뵙네요. 어떻게 지냈어요?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죠? 코로나19로 세계인의 일상이 바뀌었는데 모트의 일상은 어떻게 바뀌었나요. 음악가로서 모트의 작업 방식이나 창작 패턴에도 혹시 영향을 줬나요?

 

모트 : 안녕하세요! 저는 모트다, 모트! 모트입니다. 오랜만에 인사 드립니다. 다들 잘 지내고 계신가요? 처음 코로나19와 관련된 뉴스를 접했을 땐 금방 지나갈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작업실에 있던 물건들도 전부 빼서 집에다 뒀어요. 회의도 화상으로 진행하고요. 모두가 처음 겪는 상황이고 벌써 올 상반기까지 잡아 먹혔으니 모두들 지쳐 계실 것 같아요. 종일 마스크를 끼고 불안해해야 하는 하루들이 현실이 아니었으면 하고 눈을 감기 전까지 생각해요. 그래서 더 위로가 되는 곡들을 들려 드리고 싶어 EP '소중함에 대하여' 로 찾아 뵙게 됐습니다.

 

 

Q 5월에 낸 EP ‘소중함에 대하여’ 잘 들었어요. 첫 곡 ‘Dawn’이 의외로 클래시컬한 연주곡으로 시작돼서 신선했어요. 모트 씨의 허밍이 들어간 것도 특이했고요. 가사가 없는 인트로격 곡을 만들게 된 배경, 그리고 작업 과정이 궁금해요.

 

모트 : 이 앨범의 선공개 곡인 '산책' 을 쓰기 시작했을 때 함께 한 프로듀서 Yiry-on(이리온) 님께서 '편안함' 이라는 단어를 던져주셨어요. 그리고 편안함에 대해 생각해보다가 아, 나는 소중한 것들과 함께 있을 때 편안해지는구나 하고 생각하게 됐어요.

 

새벽도 소중해요. 새벽은 비로소 모든 것들이 조용해지고 온전히 저만의 시간이 되어 주거든요. 앨범에 수록된 곡들의 순서도 'Dawn' 을 시작으로 시간대별로 이루어져 있어요. 마지막 곡인 '모닥불' 을 끝으로 다시 새벽이 찾아오지요. 하나의 책 같은 앨범을 만들고 싶어했던 꿈이 이뤄진 것 같아요.

 

 

Q. 그동안 여러 드라마의 OST에 참여했어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모트와 가창자로서의 모트, 어떻게 다른 사람인가요? 직접 참여한 작품 말고 평소에 재밌게 본 드라마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어떤 장르를 가장 좋아하시는지도요. 드라마를 보다 영감을 받아 쓴 곡도 혹시 있나요?

 

모트 :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모트는 저의 일기를 읽어주고, 가창자로서의 모트는 남의 일기를 제 목소리로 읽어줘요. 그러다 보니 가창자로서의 모트는 다양한 표정들을 보여줄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저의 가사가 아닌 다른 가사들을 읽을 땐 다른 이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 늘 새로워요.

저에게 또 다른 삶을 접할 수 있게 해 주는 귀중한 경험이 돼요.

 

최근엔 '오월의 청춘' 이라는 드라마를 정말 감명 깊게 봤어요. 드라마는 회차가 많아서 진득이 앉아 보지 못 하는 성격인데도 온 신경을 집중해 보게 될 정도로 너무 좋았어요. 그 외에도 '라이프 온 마스' 등 아, 지금 생각해 보니까 저는 시대물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드라마는 아니지만 예전엔 '심슨' 이라는 만화에서 어두운 숲 속에 들어간 에피소드를 보고 '어둠이 흐르는 숲에서' 라는 곡을 썼었어요. 왠지 숲이 외로운 마음에 사람들을 불러 모은 것처럼 느껴졌었나 봐요.

 

 

Q EP ‘소중함에 대하여’는 사랑에 관한 콘셉트 앨범 같은 느낌도 들어요. 혹시 맞나요? 마지막 곡 전까지는 좋아하는 사람 주위를 맴도는 스토리를 담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실제로 모트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요. 직진? 맴돌기?

 

모트 : 맞아요! 사랑하는 마음은 소중한 물건에게도 나눠 줄 수 있고 반려견, 사람 모두에게 줄 수 있어요. 실제로 모든 곡들이 그렇게 소중함을 느끼며 써 내려 간 곡들이기도 하고요.

 

저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직진하는 편이에요.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밀고 당기는 것 없이 제 마음을 확실히 보여줘요. 지금을 놓치면 왠지 안 될 것 같아서 그러는 것 같아요. 여러분들도 마음 속에 맴도는 상대에게 작은 말이라도 던져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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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논알콜’이란 곡의 가사가 재밌네요. 어디에서 영감을 받아 쓴 곡이에요? 요즘 안 그래도 무알코올 맥주가 인기 있더라고요. 모트가 가장 좋아하는 술, 그리고 주량도 궁금해요. 술김에 쓴 노래도 혹시 있나요?

 

모트 : 소수의 친구들과 노는 걸 좋아해요. 저랑 친구 하나, 또는 둘 정도요. 그런 자리에서 술을 마시다 떠오른 생각이 있어요. 술을 못 마시는 친구가 이 자리에 억지로 있는 건 아닐까, 재밌게 즐기고 있긴 한 걸까. 이런 생각들로 곡을 쓰기 시작했어요. 어쨌든 이렇게 마음을 쓰는 일도 사랑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이니 사랑에 관련된 내용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 같아요.

 

후렴구의 라임은 제 앨범에 피아노로 참여한 '이규림' 님께서 많은 아이디어를 주셨어요.

덕분에 무대할 때 더 신나게 부를 수 있게 됐어요!

 

저는 '빅웨이브' 라는 맥주를 가장 좋아해요. 맥주 외에는 냄새만 맡아도 속이 울렁거리는데 맥주는 마셔도 마셔도 너무 맛있어요. 그렇다고 아주 잘 마시는 편은 아니고 컨디션이 좋은 날엔 500으로 네 캔 정도 마시는 것 같아요. 사실 주량을 정확히는 잘 모르겠어요. 술김에 쓴 노래는 아직까진 없는 것 같아요. 오늘 한 번 시도해볼까요?

 

 

Q 차분한 ‘화분’도 인상적이었어요. ‘산책’과 함께 어쿠스틱 소울의 느낌이 아주 매력적이에요. 요즘 식물 키우기에 빠진 분도 많던데, 혹시 모트도 식물을 기르나요? 가장 좋아하는 식물이 있다면? 그 이유는?

 

모트 : '화분'은 사랑스러운 저의 조카를 떠올리며 쓴 곡이에요. 조카가 지금 5살인데 너무 어릴 적이라 그런지 저는 그때 기억이 짙게 남아 있진 않거든요. 저처럼 조카도 지금의 기억들을 모두 잃어버릴지라도 살아가면서 문득문득 피어나는 행복감은 온전히 자기 것이라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제가 주는 사랑도 그 밑거름이 되어 줬으면 하고요.

 

오안님과 '오안과 편견 #1' 앨범을 만들 때 영상 촬영을 도와주신 분께서 선인장을 선물로 주셨어요. 그 선인장은 제 품에 들어와 '선돌이' 라는 이름을 갖게 됐고 아직까지 잘 지내고 있어요! 벌써 저랑 이사를 세 번이나 다녔지만 잘 버텨줘서 고마워요.

 

선돌이도 좋지만 저는 노란 꽃들을 좋아해요. 이름은 잘 모르지만 길가에 노란 꽃이 있으면 멈춰 서서 사진을 찍곤 해요. 저는 노란색을 어마어마하게 좋아하거든요!

 

 

Q 모트의 음악에서 위로를 받는다는 분들이 많아요. 편안한 정서, 귀여운 느낌 때문일까요. 혹시 모트를 좋아하는 분들도 모르는 모트의 전혀 다른 면, 그러니까 이런 음악도 할 수 있다! 즐겨 듣는다? 더 나아가 하고 싶다! 이런 게 있다면 살짝 알려주세요.

 

모트 : 저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정말 큰 힘을 얻어요. 어쩌면 이제껏 내가 듣고 싶었던 말들을 가사로 적어 내려 간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종종 하는데 저의 이야기로 다른 분들도 위로를 받는다니 저는 든든하기까지 해요.

 

저는 앞으로 무대를 정말 잘 해내고 싶어요. 사람들이 제 공연을 보고 돌아가 잠을 청할 때 머리 위로 제 무대가 둥둥 떠다녔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더 신나고 그루비한 음악들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이 앨범을 만들 때도 그렇고 지금까지도 'Ella Mai' 에 빠져 있어요. 여러분들도 한 번 들어보세요!

 

 

Q 그동안 물론 여러 사랑 노래들이 있었지만 최신 EP의 마지막 곡 ‘모닥불’은 ‘나랑 살자~’에서 거의 확신이 들어요. ‘이건 프러포즈 송이다!’ 맞나요…?

 

모트 : 이 곡의 주제는 처음에 '담요' 였어요. 누구든 따듯하게 안아 줄 수 있는 담요. 그래서 이 곡도 누구든 안아 줄 수 있는 곡이 되길 바랐어요. 별거 없는 날에 멀리 떠나가자 했지만 실은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은 날이 아니었을까요?

 

언젠가부터 어쿠스틱 기타를 손에 들면 긴장이 배로 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기타가 주된 곡들을 쓰지 않으려 했었는데 어쿠스틱 기타를 메인으로 한 이 곡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데뷔 전 오픈마이크 때 모습을 떠올리는 분들도 계셨어요. 그때 모습까지 기억해주고 계신다는 사실이 문득 너무 감사했어요.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꼭 전해 드리고 싶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모트's' 덕밍아웃*

 

최근 발매된 저의 EP 앨범 '소중함에 대하여' 만들어 나가면서 소중한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됐습니다. 러다 보니 문득 나의 소중한 순간들과 소중한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아두고 싶어졌어요. 그렇게 생긴 취미가 바로 사진 속에 담겨져 있습니다.


'코니카 필름 카메라'.


평소 노란색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카메라를 가지고 싶을 정도로 동안 고민을 하기도 했었어요. 그렇게 결국 저의 손에 들어오게 됐어요. 이틀도 같은데 벌써 필름 롤을 가고 있어요. 그만큼 저에게 소중한 순간들이 많았던 걸까요?


남는 사진 뿐이라는 말이 닿는 요즘입니다. 얼른 인화해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싶어요. 여러분들도 평범한 지금을 필름 카메라가 아니더라도 찍어 남겨 놓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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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트's' 띵곡*

 

1.     아이유, '아이와 나의 바다'

 

 

친구가 추천해줘서 듣게 곡인데 친구보다 제가 빠져 듣고 있는 곡입니다.
'아이는 그렇게 오랜 시간 겨우 내가 되려고 아팠던 걸까'
가사 하나 하나 모두 와닿는 우중충한 날씨가 계속되는 요즘의 날들 여러분들께 추천 드리고 싶은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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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도마, '코스트코 데킬라'

 

 

술자리를 시작하기 틀어두는 곡입니다.
저도 친구가 집에 오면 먼저 하는 말이 '편한 옷으로 갈아 입을래?' 인데 곡에서도 그렇게 시작을 하고 있어요.
있지도 않은 말은 어지러움 속에 사라진지 오래고 여기엔 좋은 기분만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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