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진 완성도의
정규 5집 'Firmamanet'로 돌아온 몽니
글 임희윤 ㅣ 사진 모던보이 엔터테인먼트 제공ㅣ 편집 오상훈
'받고자 하는 대우를 받지 못할 때 내는 심술'. 단어 '몽니'에 대해 표준국어대사전은 저렇게 풀이한다. 20년을 바라보는 밴드 몽니의 기나긴 여정은 어쩌면 저 문패가 드리운 운명의 그림자 위를 걸어온 길인지도 모르겠다.
2005년 데뷔한 몽니의 음악 세계를 돌아본다. 모던 록을 내걸고 출범했지만 이제 와 보니 새삼 록의 기본에 충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야속한 세월은 흘렀고 이제는 몽니보다 더 모던해진 밴드가 많아진 상황에서 그런 느낌은 더 진하다.
몽니는 어쩌면 묵묵히 선배 밴드 부활과 비슷한 족적과 보폭으로 걸어온 지도 모르겠다. 뚝심의 몽니가 무려 7년 만에 정규앨범을 내고 부활했다. 그들의 이야기와 노래에 새삼 귀를 기울일 차례다.
- 무려 7년 만의 정규앨범이네요. 하필 2021년 겨울에 그 7년의 공백을 깨고 오랜만에 정규앨범으로 돌아오시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그동안 멤버들이 꾸준히 곡 작업을 해왔어요. 정규 앨범 발매를 목표로 작업을 해 왔지만 현재 상황에서 앨범을 내고 활동을 한다는 것은 어려움이 많다고 판단되어 미뤄졌었고, 그러면서 더욱 좋은 곡들도 많이 쌓이게 된 거 같아요. 그동안 모은 곡들로 작업할 수 있는 시간도 많아졌고요, 그 결과물로 올해 모든 작업이 마무리 되어 정규 앨범을 발매하게 되었어요.
- 물론 그간 여러 활동을 하셨지만 오랜만에 접하는 분들을 위해서 멤버들이 7년간 어떻게 지냈는지 요약해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발매 후 멤버들에게 생긴 가장 큰 (음악적, 생활적) 변화가 뭔지도 궁금해요.
말씀하신 것처럼 이전에도 계속 싱글 발매와 공연, 방송을 해 왔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활동을 쉰 적은 없어요(웃음). 5집 발매 이후 스케줄이 많아져 방송과 공연을 열심히 하고 있죠. 그동안 방송 활동으로 곡 작업 뿐만 아니라 편곡 작업이 꽤 많았는데 그 노하우가 쌓인 건지 이번 5집은 저희 생각에도 업그레이드가 많이 된 느낌이에요. 녹음하고 연주하면서도 뿌듯했어요.
- 앨범 제목이 'Firmamanet'예요. 무척 생소한 단어이며 문어체에 쓰이는 말인데 이 단어를 처음 어떻게 알게 되셨는지, 더 나아가 왜 앨범을 대표하는 제목으로까지 삼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성경 창세기에서 둘째 날 하늘이라는 뜻으로 ‘firmament’ 라는 단어를 쓰는 것에서 모티브를 얻었어요. 단순한 하늘이 아닌 모든 것을 품은 '창공'이라는 뜻이 있어 이번 앨범 제목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첫번째 앨범 제목이 '첫째 날, 빛'인데 이 뜻과도 통하고 몽니의 모든 것을 담았다는 뜻과도 통한다고 생각해 정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멤버들 각자 작업했던 5집을 위해 모인 곡들이 하늘을 주제로 한 곡들이어서 더욱 좋은 앨범명이라고 생각해요.
- 2005년에 데뷔하셨죠? 16년의 세월이 흘렀어요. 그동안 음악계의 시스템부터 장르적인 트렌드까지 많은 것이 바뀌었는데요. 몽니가 돌아보며 체감하는 굵직한 음악계 흐름의 변화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그런 흐름을 긴 시간 동안 어떻게 받아들이거나 극복해 왔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요즘에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공연의 트렌드가 점점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에요. 비대면 문화가 점점 커지면서 공연도 온라인으로 집에서 각자 즐기는 문화가 된 것 같아요. 모두 모여서 라이브 현장감을 느끼는 게 제일 좋겠지만, 변화하는 사회와 트렌드에 맞춰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몽니도 자체적으로 온라인 공연을 해왔고, 요즘에는 페스티벌도 온라인으로 하며 실시간 채팅으로 소통하는 방식으로 저희도 적응하고 있답니다. 또 한 가지 큰 것은 k-pop문화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고 한국의 음악이 세계적인 트렌드가 되는 시대에 살고 있죠. 한국 음악을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많아지면서 한국 뿐만 아니라 누구나 우리의 음악을 접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어요. 이 또한 온라인으로 음악을 접하는 일이 많아져 생기는 문화라고 생각해요(웃음).
- 국내 밴드 음악계에도 이른바 힙스터 밴드들이 많아졌어요. 밴드이니만큼 록적인 요소도 있지만 솔(Soul)이나 힙합 같은 조금 다른 곳에 기반을 둔 팀도 예전보다 많이 는 것 같습니다. 몽니는 상대적으로 록의 전통적 에너지와 순정한 멜로디를 잘 보존하고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몽니가 가장 본보기로 삼는 밴드, 또 반대로 전혀 다른 스타일이지만 놀라며 칭찬하는 밴드가 있다면 어떤 팀인지 각각 꼽아주세요.
저희는 다양한 음악을 한다고 하지만 어느정도는 장르적인 선을 지키며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갑자기 몽니가 힙합을 한다 거나, 재즈를 한다 거나 하지는 않죠. 물론 다른 장르의 음악들도 다 존중하며 즐겨 듣는 편이에요. 이렇게 어느 정도의 선을 정해 놓고 음악을 만들고 라이브를 오래 해왔기 때문에 몽니의 색이라고 봐주신 것 같아요. 저희가 가장 본보기로 삼는 밴드는 Coldplay 나 Mew, Radiohead 같은 영국이나 유럽 쪽의 밴드 사운드를 좋아해요. 그리고 저희가 하는 장르 외에도 리스펙 하게 되는 다른 장르의 팀을 보게 되면 정말 흥미롭기도 하고 존경스러울 때도 있어요. 요즘 즐겨 듣는 국내 인디밴드 중 ‘Low Hanging Fruits’ 라는 신스팝 밴드가 있는데 사운드도 신선하고 멜로디도 좋아서 추천합니다.
- 마지막 곡 '유성우'가 특히 드라마틱한데요. 꿈속에서 본 수백만 개의 유성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셨는데, 그 꿈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꿈의 막연한 느낌을 음악으로 승화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 작사 작곡 편곡과정은 어땠는지도 궁금합니다.
어느 날 꿈에서 까만 밤 하늘에 수백만개의 유성이 비처럼 쏟아지는 모습을 보고 정말 아름답고 황홀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감정들을 가지고 곡을 만들기 시작했고 곡 중/후반부에 나오는 휘몰아치는 밴드 사운드로 수많은 유성들이 떨어지는 아름다움을 표현했어요. 어렸을 때는 막연하게 ‘별이 떨어진 곳이 아름답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별이 떨어진 그곳에 사랑하는 사람과 가보면 좋겠다는 내용을 담아 작사를 하게 되었고 후반부에 별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일렉 기타를 레코딩 할 때 slide bar 주법으로 효과음들을 냈어요. 또 후반부에 ‘오 그대여 함께 가요 별이진 곳으로’ 라는 가사를 다같이 코러스 녹음을 했는데 팬분들과 앞으로도 언제나 함께하자는 의미를 부여하며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
- 코로나19로 많은 예술가들이 쉽지 않은 일과 일상을 영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몽니는 어떻게 지내나요. 이런 힘든 시기에되레 오랜만의 정규앨범을 제작하게 만든 에너지의 원천은 무엇인가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시간이 생겼기 때문에 오히려 정규앨범 작업하기가 적기였다고 생각해요. 많은 시간동안 각자 작업할 시간도, 그 곡을 모아 앨범을 구상할 시간도 많았기 때문에 더욱 앨범 작업하기 좋은 때였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시기에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코로나로 인해 우울감을 겪어 봤거나 겪고 있다고 생각을 해요. 남는 시간을 저를 위해 쓰자는 생각으로 운동을 시작했어요. 멤버들이 다 운동 취미가 있거든요. 운동이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일단은 몸과 마음이 건강한 게 먼저니까요.
- 몽니라는 밴드명, 지금 돌아보면 어떤가요? 팀명이 주는 이미지에 걸맞은 음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올해와 내년의계획, 음악가로서 장기적인 목표와 꿈도 들려주세요.
처음에는 너무 생소한 단어라 무슨 뜻 인지 잘 몰랐어요. 몽니라는 팀명으로 십여년이 지난 지금은, 참 소중한 이름입니다. 몽니 라는 뜻이 욕심부린다는 뜻이라고 알고 있는데, 음악적 욕심이라면 참 잘 맞는 팀명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올해는 5집 앨범 발매와 그에 따른 활동들로 잘 마무리 할 것이고요. 내년에는 여러분들 만날 기회가 조금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각자 곡작업을 꾸준히 하고 계속적으로 방송, 공연, 앨범 발매 등 활발한 활동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장기적인 목표라면 너무 추상적일지는 모르겠지만 '대한민국 밴드=몽니' 이런 대명사가 되는 것? (하하) 그리고 밴드 몽니가 멤버 변화 없이 오래오래 꾸준히 함께하는 것입니다.
*'몽니's' 덕밍아웃*
신의
다들 아시겠지만 윈드서핑을 좋아해요. 그래서 시간이 될 때면 늘 윈드서핑을 즐기러 가요. 계절 상관없이 즐기는 편이기도 해요. 모두 건강을 위해서 하나의 운동 취미를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물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윈드서핑을 꼭 한 번 경험해 보길 추천해요.
인경
비록 날씨가 추워져서 활발하게 하지 못하지만 취미로 골프를 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운동 신경이 매우 안 좋아서 잘 치진 못하지만 친구들과 재미로 명랑 골프를 즐기는 걸 추천합니다. 오랜만에 친구들끼리 모여서 함께 운동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하기에 골프만한 게 없을 것 같아요. 함께 운동을 하면서 몸도 마음도 건강해 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태우
요즘 테니스를 배우고 있는데 팬분들과 함께하면 좋을 것 같아요. 워낙 여러명이 복식으로 하는 게임이기도 해서 멤버들과 편을 짜서 게임을 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다같이 뛰고 땀 흘리고 함께 한다는 성취감이 배로 들 것 같고 공연을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훈태
저의 취미는 운동이에요. 루틴을 정해 놓고 음악을 들으며 그 루틴을 채우다 보면 그 시간 동안은 잡생각을 멈출 수도 있고 운동의 효과로 삶을 좀더 진취적으로 살 수 있는 것 같아 좋습니다. 꼭 무거운 것을 들고 어려운 동작을 하는 운동이 아니더라도 좋으니 일단 시작을 먼저 해보시는 걸 추천해요. 운동은 시작하는 것이 제일 어렵고 그 다음부터는 꽤 수월히 진행되거든요.
*'몽니's' 띵곡*
신의
1. 몽니 - 한참을 뛰어오기만 한 너에게
벌써 2021년이 지나고 2022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한 해 동안 열심히 뛰어온 모두에게 잠시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한숨 돌릴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이 곡을 추천합니다.
2. 빨간의자 - Re; 오늘 밤
몽니의 곡을 빨간의자가 다시 재 해석해서 발매한 곡입니다. 빨간의자 버전의 오늘 밤은 몽니와는 다른 색으로 더욱 아련하게 담아냈다고 생각해요. 특히 이 곡은 몽니와 빨간의자 뮤직비디오가 모두 이어진 다는 점이 포인트입니다.
인경
1. 몽니 - 별이었던 너
몽니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음악이 무엇일까? 라는 고민과 그동안 우리가 쌓아왔던 노하우들이 가득 들어간 곡이라 무척 애정이 담긴 곡입니다. 정성 들여 작업한 이유도 있지만 워낙 웅장한 사운드에 멋진 멜로디라 계속 들어도 너무 좋은 곡!
2. 보아 - winter love
날씨가 추워지면 항상 내 플레이리스트에 올라가는 나만의 명곡이에요. 애처로운 목소리와 절절한 멜로디가 가슴을 아프게 해요. 사랑의 슬픔을 이렇게 아름다운 곡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게 놀라울 정도로 너무 좋아하는 곡이에요.
태우
1. Coldplay - Coloratura
5집 앨범을 작업할 당시 정말 많이 들었던 곡이에요. 이 곡은 10분이 넘는 곡임에도 지루함이 없고 곡에 담긴 메세지와 기승전결이 너무 돋보이는 곡이에요. 나중에 이런 대서사 같은 곡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2. Ed Sheeran - Visiting Hours
평소 Ed 노래를 즐겨 듣는데 최근에 발매된 곡으로 멜로디가 너무 따뜻하게 다가오는 곡이에요.
훈태
1. The weeknd - In your eyes
작업실에서 꽤나 밤늦게 집에 돌아가곤 하는데, 늘 듣는 퇴근송입니다. 그저 집에 가는 길인데도 이 음악과 함께면 좋은 코스를 드라이브하는 기분을 느끼곤 합니다.
2. Jonsi – Tornado
차가운 계절에 Sigur Ros의 음악을 주로 듣는데, 그 보컬의 개인 앨범으로 밴드음악보다 조금은 소박하고 쓸쓸한 느낌이라 추워진 요즘 날씨와 잘 어울리는 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