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새로운 것들을 찾고 궁리하죠’
풋풋한 아마추어리즘 사이 번뜩이는 감각과 센스, 개성 넘치는 색깔로 깜짝 성공 가도를 달려온 3인조 밴드 ‘새소년’이 오랜만에 새 작품을 들고 팬들 곁으로 돌아올 채비를 하고 있다. 기존 메이저 가요의 패러다임에선 결코 만들어질 수 없는 이들의 음악이 이만한 성공을 거둔 것 자체가 인디 신에서는 아주 이례적인 일! 하지만 이유 없는 결과는 없는 법이다. 이들의 음악은 그렇게 뚜렷한 개성만큼이나, 폭넓은 호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보편성도 함께 내재하고 있었고, 이 두 가지가 묘하게 어우러지며 예상을 훌쩍 넘어서는 시너지효과를 일으켜냈다. 과연 새롭게 만들어진 이들의 신작에도 그 맛은 여전할까? 이 점에서 ‘새소년’의 음악을 기다리는 팬들은 아마 모두가 똑같은 기대감을 갖고 있을 것만 같다.
인터뷰: 김희준
아시아 투어를 최근 성황리에 마무리하셨죠? 어떤 일정으로 어디를 방문했는지, 그리고 현장 분위기는 어땠는지 말씀해주세요.
현진: 2주 동안 일본, 대만, 싱가포르, 태국을 다녀왔습니다. 나라마다 사뭇 다른 분위기였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싱가포르, 그리고 ‘Baybeats Festival‘이었어요. 관객들이 서로 몸을 부딪치고 열광적으로 음악을 느끼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유수: 외국 팬분들이 엄청 많아서 놀랐고요. 반응들이 즉각적이고 강렬해서 신기했어요. 그리고 공연을 보러 와준 현지 뮤지션들과 언어의 장벽 없이 재미있게 어울렸던 게 즐겁고 의미 있었어요.
올해 멤버들의 교체가 있었습니다. 교체 이후 예전에 비해서 어떤 음악적 변화가 있는지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소윤: 음악적 변화는 언제나 있습니다. 연주하는 두 멤버들이 바뀌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도, 그렇다고 예전과 완전히 같지도 않을 것입니다. 음악가에게 끊임없는 변화는 정말 중요한 키워드일 것입니다. 새소년은 늘 새로운 것들을 찾고 궁리합니다!
현 멤버들과 호흡을 맞추며 투어를 소화하고 신곡도 준비 중에 있는데, 세 분의 합은 어떤가요?
유수: 아시아 투어는 짧다고 생각될 만큼 재밌었고,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서로가 순발력을 발휘해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걸 보면 합이 좋다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현진: 처음에는 외인구단 같은 느낌이었는데요. 셋의 합이 날마다 좋아지는 게 피부로 느껴집니다.
소윤: 투어를 하면서 확실히 다져진 것들이 있습니다. 유수의 무대 위에 즐거운 에너지와 현진의 뻔뻔함이 앞으로 더 좋은 방향으로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음악적 기반, 영향을 받은 영역이 다채로워보이는데 지금까지 발표해온 음악들을 대략적으로 훑어보면 80~90년대 영미권 팝, 록 음악들이 꽤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아요. 음악적 자양분이 되어준 아티스트, 음반들에 대해 이야기해주면 좋겠어요.
소윤: 록을 집중해서 듣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어요. 유년기부터 여러 다양한 음악들을 접해왔는데, 커버 이미지가 예쁜 것들, 당시의 신보, 블루스, 힙합, R&B, 민속음악 등 좋다고 생각하는 곡들을 찾아들었던 것 같습니다.
유수: 장르를 안 가리고 모든 드러머들을 다 좋아해서, 그들이 속한 밴드 음악을 듣곤 했습니다. 80-90년대 라면, AC/DC, Mr. Big, Skid Row, EXTREME, Def Leppard 등이 있는데요. 많기도 하고 다른 장르들 음악도 많이 들어서 딱히 ‘이 록 밴드들’ 만이 저한테 자양분이 된 거 같진 않아요.
현진: 저는 베이스 연주자 위주로 음악을 들었어요. 저에게 영향을 준 연주자는 Pino Palladino, Mel Brown, Melvin Davis, Alex Al 등이 있어요.
음악을 통해 느껴지는 황소윤씨의 내면에는 독특한 뭔가가 녹아있는 것 같아요. 성숙함과는 또 다른... 새로운 캐릭터 같은 게 안에 도사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이에 대해 소윤씨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다른 멤버분들이 보시기엔 어떤 거 같으세요?
현진: 소윤이 내면에는 많은 자아들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음악 얘기할 때만큼은 저보다 누나 같고요. 선생님 같아요.
유수: 그 느낌 맞는 거 같아요. 확실히 새로운 캐릭터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거 같아요.
소윤: 모르겠습니다... 무언가 도사리고 있다면 잡아먹어야죠!!
EP <여름깃> 외에는 곡들을 싱글로 발매해왔는데, 언제쯤 정규앨범이 만들어질지도 궁금하네요.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새 앨범을 만들어낼 예정인지도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소윤: 올 하반기에 앨범으로 찾아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 곡들을 작업 중에 있는데, 어떤 식으로 내게 될지 고민 중입니다. 신보의 내용은 ‘집에’의 가사에서 힌트를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을 찾아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12월에는 큰 규모의 단독 공연을 준비 중입니다.
새소년's 띵곡
1) 새소년 : 파도
저희 마음속 깊은 곳에 내재되어 있는 록 밴드로서의 파괴적 본능을 새삼 깨닫게 되는 2019년 가을입니다.
2) Phum Viphurit : Long Gone
먼 나라 친구 곡입니다. 이미 유명하지만, 띵곡을 추천하라고 하셔서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