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성된 지는 11년 됐고, 앨범 발매 기준으로 하면 10년이 됐네요. 지난 10년, 또는 11년을 돌아보면 어떤가요. 밴드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가장 기억에 남는 해가 있었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첫 앨범을 녹음하던 과정들이에요. 녹음부터 합주, 자켓촬영까지 모든 것이 처음이 였던 순간들이 떠오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해는 작년 10주년 콘서트를 올린 2018년도 입니다. 10년이란 시간을 여전히 그대로 자리를 지키며 응원해준 팬들을 만나 정말 큰 힘을 얻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음악가로서, 또, 한 팀의 이름으로 오랫동안 살아남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좋아밴의 장수 비결은 뭘까요?
밴드 초반부터 농사하듯 노래를 만들었어요. 씨를 뿌리고 거두는 과정처럼 요령부리지 않고 꾸준히 활동해왔습니다. 그런 하나하나의 작고 큰 공연, 앨범을 만들었던 순간들이 튼튼한 뿌리가 되어서 오래 활동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손으로 연주하는 실제 악기와 담백한 편곡 때문인지 음악을 농산물로 치면 유기농 같은 느낌이 나요. 더 화려하고 첨단의 편곡을 하고 싶은 욕심이 들 때는 없나요? 지금 같은 색깔을 계속해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초기에는 라이브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처음 노래를 만들 때 기타나 피아노 한대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죠. 그런 곡을 합주 때 가져오면 각자 자기 악기로 살을 입히는 편곡 과정을 거치는데 그냥 그 사운드가 좋아밴의 색깔로 자리잡게 된 것 같아요.
하지만 계속 유지된 건 아니었어요. 정규2집과 0집에서는 스트링과 풀 밴드 편성 등도 시도 했었지요.
화려하고 멋진 전자 사운드를 유려하게 다루는 분들을 보면 가끔 우리도 저런 사운드로 곡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해요. 그러나 노래에 담을 이야기들과 이 편곡이 어울릴까를 먼저 생각해봅니다. 저희의 노래들은 지극히도 평범한 이야기들이 많기 때문인 것 같아요. 화려한 보컬이 없어서 노래가 더 담백하게 편곡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 멤버 수가 2명으로 줄었죠? 정확히 언제, 무엇 때문에 축소한 건지 궁금해요. 듀엣이 된 셈인데, 느낌이 어떤가요? 멤버가 많을 때와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궁금해요. 작업 방식에서는 또 어떻게 다를 지도요.
올해 여름 막바지에 밴드 재정비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듀엣 형태에 세션 (드럼.베이스) 4인조 밴드 구성이 되었는데요. 편곡적으로는 좀더 탄탄한 라이브를 들려드릴 수 있게 되었지요. 멤버가 둘이 되니 무엇인가를 결정하고 고민할 때 조금 더 심플해진 것 같아요. 그런 과정들로 만들어질 새 노래들은 좋아밴에게는 다시금 새로운 도약이 될 것 같아요. 기대해주시길!
- 제작년에 '0집'을 내셨죠? 다음 정규 앨범은 혹시 언제쯤 나올까요? 설마 '-1집'은 아니겠지요? 다음 앨범에는 어떤 음악을 담고 싶으세요?
정규3집을 마음에 둔지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요.
변화하는 음반시장 특성상 진득이 기다리지 못하고 싱글들을 먼저 발표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일단 현재 새 노래를 모으고 있습니다. 그 노래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었을 때, 하나의 큰 이야기로 전달해야 좋을 것 같다는 명확한 느낌이 들면 정규 3집으로 찾아갈 것 같습니다.
요즘 저는 (복진) 노래를 구상할 때 개인적인 부분들이 아닌 나를 포함한 “우리”에 좀더 초점을 맞추게 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질문으로 남아있던 이야기를 모호하게 서술했다면 이제는 답을 노래로 만들어 담고 싶다는 생각도 합니다.
- 올해와 내년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다음 공연 무대는 어디서, 신곡은 언제 만나볼 수 있을까요?
올해는 멤버 변화도 있었고 재정비와 새 앨범에 들어갈 신곡 작업으로 마무리를 할 것 같습니다. 빠르면 내년 봄에 새 노래를 들려드리게 될 것 같고요. 새롭게 바뀐 풀 밴드 구성으로 신곡 발표와 함께 단독공연도 계획해 볼까 합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봄에 좋은 소식 들고 찾아오겠습니다.
좋아서하는밴드's 띵곡
1) 캐비넷 싱얼롱즈 : '여기까지 가져온 노래뿐'
이곡은 처음 접했던 순간부터 여전히 아껴서 듣고 있는 곡 입니다. 이 곡 뿐만 아니라 캐비넷 싱얼롱즈 1집 모두 들어보시길!
2) 좋아서하는밴드 : '달을 녹이네'
12월 25일 크리스마스가 배경인 곡 이에요.
모두 따뜻한 겨울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