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디 KARDI

by XINDIE posted Oct 2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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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22년 10월
아티스트 카디 KAR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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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문 앞에 선

패기 어린 밴드 카디(KARDI)

 

지난해 JTBC에서 방영한 슈퍼밴드2’에서 건져 올린, 어찌 보면 가장 파격적인 팀이다. 카디(KARDI). K-팝부터 K-웹툰, K-콘텐츠까지, ‘K-‘라는 접두사가 유행처럼 판치는 시대에 카디의 ‘K-‘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심장을 뜻하는 접두사 ‘Cardi-‘K를 박아넣었는데 단순히 국위선양 자기도취 신드롬 따위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박다울이 잡은 거문고는 국악과 서양음악 양쪽 모두에서 기존의 틀을 깨는 연주와 화학 공식을 개척해 나간다.

 

기타리스트 황린이 몸담은 하드록 밴드 ABTB, 베이시스트 황인규가 있었던 모던 팝-록 밴드 모브닝의 스펙트럼 차이만 봐도 상당한데 여기에 국악부터 팝 싱어송라이터까지 다채로운 색깔이 어우러져 예상하기 어렵고 정의 내리기 힘든 스타일이 뿜어져 나온다.

 

925일 첫 앨범 칠(Chil)로 공식 데뷔한 카디, 세계의 문 앞에 선 이 패기 어린 밴드를 만나봤다.

 

글. 동아일보 임희윤 기자 ㅣ 사진. SGM레코즈 제공ㅣ 편집. 오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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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앨범 제목이 ''이에요. 어떤 의미인지요?

 

황린, 김예지, 전성배 : 이번 앨범의 네 번째 트랙 ''에서 따왔습니다. 영어단어 Chill칠한다라고 할 때의 칠의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담기 위해 지은 이름인데요, 이 앨범이 널리 퍼져 세상이 카디의 색으로 칠해졌으면 하는 뜻으로 앨범 제목으로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카디는 멤버들의 배경, 취향만큼이나 다양한 장르를 섞어 자유롭게 음악을 구사하는 것 같습니다. 카디만의 음악 장르를 카디가 직접 이름 붙인다면 뭐라고 부르고 싶은가요? 그 이유는?

 

황린 :  'Yes!' 선택지가 나왔을 때 yes라고 말한 후 전부 선택하는 인터넷 밈이 있는데, 모든 음악 장르를 구분 없이 다 아우를 수 있으면 하는 욕심이 있어요.

 

전성배 : ‘카디(웃음). 이유는 다른 사람들이 다 그렇게 말해준다!’

 

김예지 : 록이 있기도 하고 그루브한 알앤비가 있기도 하고 때론 컨트리도 있어서, 그냥 카디가 장르다! 라고 말하고 싶어요.

 

박다울 : 요새는 많은 음악이 장르의 경계가 없잖아요. 이제는 장르를 텍스트로 구분하는 것이 크게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카디에는 거문고가 있는 것이 다른 밴드와 차별화되는 큰 특징이에요. 베이스기타와 처음에는 충돌하고 고민이 생기지 않았나요? 음역대나 음색 등 여러 면에서 겹치는 부분이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했는지, 서로의 악기를 어떻게 차별화하면서 존재감을 지켜가는지 궁금합니다. 베이시스트나 거문고 주자 말고 다른 멤버들은 거문고와 베이스가 공존하는 게 합주하거나 작곡 편곡을 할 때 어떻게 작용하나요?

 

황린 : 베이스와 연주되는 음정 자체는 비슷하지만, 체계가 완전히 달라 생각만큼 차별화가 안 되는 편은 아닙니다. 하나의 곡에 어쿠스틱 기타와 일렉트릭 기타가 동시에 들어가는 곡들은 많다는 걸 예시로 들고 싶네요. 여러 곡을 만들면서 거문고의 음색 자체가 잘 묻는 곡들만 살아남는 것 같아요.

 

황인규 : 거문고는 베이스 보다 Pluck과 비슷하게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베이스는 자석이 음을 증폭해주는 일렉 악기이고, 거문고는 어쿠스틱 계열의 악기이기 때문에 쉽게 나뉘어요. 근데 특수 악기가 있는 밴드의 특성상 최대한 거문고가 돋보일 수 있도록 하기도 하고요. 최대한 위화감이 없고 새로울 수 있는 방향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것 같아요.

 

전성배 : 처음에는 걱정되고 거문고랑 하기 싫었어요(웃음). 하지만 하다 보니 확실히 다른 밴드들과의 차별점이 생기고 큰 편곡을 하지 않아도 거문고 소리가 입혀지는 것 자체가 큰 편곡이 되는 힘이 있고 지금은 거문고가 밴드에 있는 게 너무 다행이고 우리 팀만의 무기라고 생각해요.

 

박다울 : 하면서 만들고 그중에 선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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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 하드록 밴드, 팝 밴드, 심지어 국악계까지 서로 다른 장르, 너무도 다른 음악적 배경에서 각자 활동해왔잖아요. 각자 음악계가 가진 분위기나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다른 멤버들이 서로 소통하면서 가장 신선했던 부분(, 이 장르에선 이렇게 말로, 음악으로 표현하네?), 힘들었던 부분, 의외로 잘 맞았던 부분이 있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구체적인 재미난 에피소드를 들려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황린 : 그래도 드럼, 기타, 베이스는 기본적으로 양악기라서 사용하는 용어는 거의 동일한 것 같아요. 오히려 다울이형이 한국어 음악 용어를 사용할 때 어색했던 기억은 있어요. 어차피 몇 마디 더 나누면 소통할 수 있는 부분이라 답답하지는 않아요. 다울이형도 그걸 알아서 저희랑 작업할 땐 한국어 용어를 잘 안 쓰는데, 부산 엑스포 홍보곡 ‘City of Wonder’를 작업할 때 국악 연주자 들에게 저희가 모르는 단어로 디렉팅을 해주는 모습이 '멋있다...' 싶었던 적은 있습니다.

 

황인규 : 서로를 알아가면서 부딪히는 게 더 많았던 것 같아요. 전혀 다른 세계관을 가진 다섯 명이 뭉쳐 친구가 되는 과정이 가장 흥미로웠던 것 같습니다. 원래는 친구들이 모여 밴드를 만들게 되고 심지어 그게 깨지기도 해요. 근데 우리는 밴드가 먼저 만들어졌고 이제야 친구가 되어가고 있죠.

 

김예지 : 전 사실 슈퍼밴드에서 처음 록이라는 장르를 접했기 때문에 앨범을 만들 당시에 멜로디를 어떤 식으로 써야 할지, 또 이런 쎈 분위기에 어떤 가사를 담아야 할 지 고민이 많았어요. 그래도 키디는 가사를 혼자 쓰는 게 아니라 가사까지도 다들 참여해서 각자의 아이디어를 내어 조합을 해보기 때문에 과정이 나름 수월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전 솔로로 활동할 땐 내면의 감정들로 내성적인 저를 표현하는 노래를 부르는 편인데 카디에 있으면 반항적인 악동으로의 내 안의 또 다른 자아를 찾은 느낌이에요 그게 굉장히 짜릿해요.

 

거문고나 다른 국악기가 추가된 편성의 밴드가 이미 몇몇 존재하고 있잖아요. 잠비나이도 있고 연주팀이지만 블랙스트링도 있고... 편성은 좀 다르지만 이날치나 해파리 같은 팀도 동서양의 화학적 조화를 잘 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런 팀들과 결정적으로 차별화되는 카디만의 색깔, 음악적 방법론, 철학은 무엇일까요.

 

황린 : 어느 하나에 너무 치중하지 않는 것일까요. 거문고가 있는 밴드인 것이 특징이지만, 저희 멤버들이 예지를 비롯해서 개성 하면 어디 가서 꿀리진 않는 사람들이 모였거든요. 그래서 전부를 잘 보이게 하기 위한 것이 과제가 되겠습니다.

 

멤버 각자 개성이 다양할 것 같아요. 식성이나 옷 입는 스타일까지도요. 혹시 공연이나 합주 뒤 뒤풀이 메뉴를 정할 때, 화보 촬영을 할 때 등 서로 달라서 겪은 고충이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황린 : 위에서도 말했지만, 성격 취향들도 정말 다르죠. 성배가 기분이 좋을 때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와 성배를 북돋아 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김예지 : 일단 식성은 사실상 말할 게 별로 없어요 다들 소식가들이라 메뉴 정할 때 열정적인 사람이 없고 그냥 이거 먹을래? 그래 그래하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정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패션 같은 경우는 당연하게도 서로 추구하는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 보니 서로 의견이 부딪히기도 하죠.

 

박다울 : 아직 서로 멱살 까진 잡은 것은 아니니 크게 문제는 없는것 같은데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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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의 음악을 들으면 R&B, 팝부터 메탈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향이 느껴져요. 요즘 멤버들 다수의 마음을 공통으로 흔드는 음악, 음악가, 장르는 어떤 건가요? 좋은 곡이 있으면 어떤 방식으로(음원 플랫폼? 유튜브? 카카오톡?) 멤버들끼리 들어볼 수 있도록 공유하고 서로의 의견을 취합하는지요?

 

전성배, 박다울 : 작업하기 전에 요즘 듣고 영향받는 음악들을 공유하고 다 같이 들어보고 작업에 들어가는 편이에요.

 

황인규 : 다수를 공통적으로 흔들었던 음악은 최근에 아마 ‘Rush Hour(크러쉬)’가 유일했던 것 같아요.

 

황린: 저는 성배가 이거 진짜 좋다고 했던 실리카겔의 ‘NO PAIN’이 저도 너무 좋아 ‘11노페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카디에 대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밴드라는 찬사도 있었어요. 앞으로 앨범이든 공연이든 행사든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올해와 내년에 계획하는 바, 또 장기적으로 목표하는 바나 꿈도 얘기해주세요.

 

황린 : 앨범이 나온 지 이제 한 달 된 지금이지만 이미 신곡 작업을 새로 들어갔습니다. 내년 상반기에 새로운 음악들을 들려드릴 목표로 열심히 작업 중이고요, 내년엔 록 페스티벌 메인무대에 설 수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이 있습니다.

 

황인규 : 일단 가능한 데로 곡 작업을 많이 해 볼 생각이에요. 멀리 뛰기 위한 준비가 필요할 것 같아서요

 

김예지 : 앞으로 정규 앨범을 위해 꾸준히 작업하고 있고 발매 예정은 내년으로 보고 있어요. 올해보다 더 단단해진 카디로 성장하고 싶어요

 

 

박다울 : 오직 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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