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하게 따듯한 음악을 들려줄
싱어송라이터 정석훈
기타를 연주하던 사람이 있다. 친한 친구를 따라 몇 번 쳐 본 기타가 운명처럼 삶에 들어왔다. 다양한 아티스트와 호흡을 맞추던 그는 문득,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내가 세상을 떠나면 나의 기타 소리만 남는 걸까’라는 다소 낭만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시작이 낳은 결과는 의외로 단단했다. 경험을 늘린다는 생각으로 참가한 한 경연대회에서 덜컥 우승을 차지해버린 것이다.
2023년 초 민트페이퍼 주최로 열린 싱어송라이터 오디션 'One Concours 2023(이하 원콩쿨)' 공동 우승자 장석훈의 이야기다. 아직 자신의 이름으로 된 정식 앨범 한 장 없는 신인이지만, 그의 음악에는 지난 수년간 실전에서 갈고닦은 실력과 ‘나만의 음악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순수한 고민이 함께 녹아 있었다. 빠른 발견에 조금 우쭐해질 만도 하건만, 그가 가장 먼저 꺼낸 단어는 꾸준함이었다. 꾸준하게 따듯한 음악을 들려줄 믿음직한 새내기 싱어송라이터, 정석훈이다.
인터뷰: 대중음악평론가 김윤하
포토, 스타일링: 지운 @hereiscloudland
먼저 ‘원콩쿨’ 우승을 축하 드립니다. 혹시 당일 꼭 하고 싶었는데 놓친 소감이 있다면 여기에 아낌없이 남겨주세요!
당일에 너무 놀라고 갑작스러워서 말문이 막혀버렸는데 먼저 그날 소중한 시간을 내서 보러 와 주신 분들, 같이 참여했던 아티스트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확신이 없던 저에게 지원해보라고 독려해줬던 친구, 지인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원콩쿨 우승이 저에겐 갑자기 찾아온 선물이기도 하고 더욱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된 계기이기도 해서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오디션은 보통 싱어송라이터에게 유리하잖아요. 연주자 출신이다 보니 우승까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스스로 생각하는 정석훈의 우승 비결은 뭔가요.
사실 우승은 아예 염두에 두지 못했고 저에겐 냉정한 피드백과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에 지원을 결심하게 되었는데요, 그렇기에 더 갑작스러웠고 더 감사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이기에 거기에서 비롯된 습관이나 취향들이 제가 쓴 곡들에 녹아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부분들을 좋게 봐주신 게 아닐까라고 감히 짐작해보고 있어요.
아이유, 샘김을 비롯한 유명 가수와 호흡을 맞춰온 연주자로 유명합니다. 연주자일 때와 자신의 음악을 할 때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뭔가요.
연주자로서 무대에 설 때는 같이 하는 아티스트의 음악이 더 멋있어질 수 있게 도와주는 입장이다 보니 이성적인 마음가짐을 가지려 하는 편입니다. 곡이 아무리 신나도 제가 흔들리면 안 되기 때문에 일관된 연주를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의 음악을 할 때는 반대로 신나면 신나는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온전히 표현을 하는 게 오히려 중요한 것 같아요. 연주자로 활동했던 기간이 더 길기 때문에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도 많지만, 표정이 차가워도 속으로는 너무너무 신나있을 때가 많아요!
기타를 잡고 가장 처음 연주해 본 건 언제, 어떤 곡이었나요. 그 때의 경험이 음악가의 길을 걷게 하는데 어떤 영향을 줬는지도 궁금해요.
처음 기타를 잡은 건 중3 졸업하기 전이었는데, 그 당시 친했던 친구가 취미로 기타를 배웠거든요. 그래서 친구 따라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었어요. 취미로 통기타를 배우다가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고 또 시간을 쏟고 노력하면 한만큼 결과로 보였기에 재미있었습니다. 처음 배웠던 곡은 사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제가 입시를 시작하면서 일렉 기타를 전문적으로 처음 배웠던 분이 밴드 잭킹콩으로 활동하고 계신 범호 형이거든요. 그 당시에 유튜브에서 존 메이어의 ‘Gravity’ 와 ‘Slow dancing in a burning room’ 라이브 영상을 보여주셨는데 그걸 보고 제 마음속에 어떤 눈이 하나 떠지는 것 처럼 새로운 세상을 경험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게 진지하게 음악으로의 진로를 고민하기 시작한 계기였습니다.
연주도 좋지만 ‘내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곡을 쓰고 노래를 하기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혹시 그런 생각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기타라는 악기 자체를 너무 좋아했고 연주하는 걸 좋아해서 지금까지 기타를 치고 있지만, 어느 날 문득 언젠가 내가 세상을 떠나면 나의 기타 소리 말고는 남는 게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라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걸 좋아했는지 내 기타 소리만 듣고 알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결국 노래와 가사가 있어야 그런 것들이 좀 더 잘 전달될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도달하게 된 것 같아요. 또 연주를 할 때도 이런 생각과 경험이 당연히 좋은 쪽으로 영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구요!
아직 정식 앨범이 한 장도 없어요. 혹시 첫 앨범으로 구상해 놓은 음악 스타일이나 콘셉트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고민을 정말 많이 하고 있어요. 첫 앨범이기 때문에 장르나 콘셉트를 정하는 것보다 오랜 시간 뒤에 제가 다시 돌아봐도 저 스스로 떳떳할 수 있을 음악을 하려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떤 얘기를 하고 싶은지, 어떤 걸 좋아하는지 저 스스로한테 물어보는 시간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프로 기타리스트지만, 싱어송라이터로서 이제 막 첫 걸음을 뗀 신인이기도 해요. 이름 석자를 걸고 열심히 활동한 어느 날, 사람들이 정석훈이라는 이름을 듣고 가장 먼저 무엇을 떠올리길 바라나요.
따듯함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면 좋을 것 같아요. 또 어디든 자기 자리에서 꾸준히 뭐든 해왔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게 앞으로도 꾸준히 제 할 일을 하려고 합니다
*'정석훈's 덕밍아웃*
요즘 저의 취미는 운동,, 인것 같은데요! 헬린이라 헬스장에서 사진을 처음 찍어봅니다
바쁘다는 걸 핑계로, 피곤하다는 이유로 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 매번 미뤄왔던 운동인데
슈퍼밴드가 끝나고 번아웃이 오면서 체력과 건강이 급격하게 안 좋아지는걸 느끼고 2022년 10월? 즈음부터 일주일에 못 해도 3번은 꼭 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정말 가기 힘들고 어려웠지만, 지금은 안 가면 허전하고 죄짓는 거 같고,, 그러네요
헬스장만큼 들어갈 때 나올 때 마음이 다른 장소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건강이 최고!
*'정석훈's 띵곡*
1. Never Gonna Be Alone (feat. Lizzy McAlpine & John Mayer) – Jacob Collier
이곡을 듣고있으면 걱정이 잠시 사라지고 마음이 정말 편해지는걸 느껴요
메이어형의 죽이는 솔로는 덤!
2. See you Soon - Beabadoobee
어디론가 떠나야 할것만 같은 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