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

by XINDIE posted Feb 1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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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20년 2월호
아티스트 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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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익숙하고도 낯선 제 몸 통해 더 좋은 소리 내길'

 

겨울바람이 분다. 불어온 바람이 문득 안으로 들이칠 때면 생각한다. 사람의 심장이란 뜨끈하게 꽉 찬 빨간 방이 아닐 수도 있겠다고, 실은 억새잎 서걱대는 회청색 허공일지 모른다고. 나인의 목소리는 때로 그렇게 들이친다. 2005년 결성, 2007년 데뷔한 밴드 ‘디어클라우드(이하 디클)’의 보컬이자 싱어송라이터. 때로는 꺾여 체념한 듯, 때로는 힘껏 손 잡아 끌듯 속삭이거나 휘몰아치는 그 허스키한 음성이 어쩌면 겨울바람을 닮았는지 모르겠다. 지난해 나인은 7년 만의 솔로 음반을 냈고, 12월 ‘디클’은 1년 6개월 만에 싱글을 냈다. 멤버 변화도 겪었다. 이 겨울에 바람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글: 임희윤|사진: 김성훈

 


 

근황이 궁금해요. 음악인으로서, 또 자연인으로서 요즘 가장 어떤 것에 빠져 있는지 소개해주세요.

작년 말에 9회의 콘서트가 끝나고 1월 1일부터 신곡 작업을 했어요. 쉬는 날 없이 달리다 보니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한계에 부딪히곤 했는데 그럴 때 저는 침대에서 나오지 않고 시간을 보냅니다 M.ac Miller의 최근 앨범이 쉼에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12월에 ‘디클’이 싱글 ‘사랑이 끝나서 다행이야’를 냈어요. 3인조 체제의 첫 결과물이죠.

바로 지금의 ‘디클’은 이전과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요. 작사 작곡 편곡 방식도, 전반적인 밴드 운영 방식도요.

최근 싱글 ‘사랑이 끝나서 다행이야’는 3인조로 원래 ‘디클’의 사운드를 고집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이에요. 작사, 작곡은 제가 했고 편곡은 합주를 통해 따뜻한 사운드를 내고자 노력했습니다. 밴드 운영방식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어요. 아직은 처음이라서 조금씩 적응해나가는 중이지만, 첫 결과물도 장기 소극장콘서트도 잘 마무리 된 것 같아서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과정을 멤버들과 함께 조정해 나갈 것 같습니다.

 

기타리스트 용린과는 오랜 시간 동안 음악적 파트너였죠? 밴드 멤버로서 그와 헤어지게 된 것은 어떤 이유에서였나요.

앞으로 용린이 맡고 있던 파트는 밴드 내에서 어떤 식으로 대체될까요.

서로 생각하는 미래의 길이 달랐던 것 같아요. 그의 음악은 항상 아름다웠고 앞으로의 그의 음악활동 역시 밴드 멤버들 모두 응원하고 있습니다. 용린은 대체될 수 없습니다. 그의 파트를 대체한다기보다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방향으로도 많은 생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결과물들을 만들어나가는 초기 과정이라서 저 역시 그 새로운 장이 어떠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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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년 만에 솔로 작업들을 내놨죠. 이렇게 오랜만에 나인이란 이름으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디클’과 나인의 음악은 작업 과정과 결과물에서 어떤 점이 비슷하고 어떤 점이 다른가요?

나인의 솔로 음악들은 더 개인적이고 내밀한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단출한 편곡과 가사에 집중해서 앨범전체를 하나의 내러티브로 느낄 수 있게 완성하고 싶었어요. 아무래도 ‘디클’과 나인은 제가 화자이자 동시에 작곡자이기 때문에 동떨어질 수는 없지만 그 세계관을 다르게 하고자 했어요. ‘디클’의 가사들은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네는 주제가 많죠. 제 이번 솔로 앨범에서는 철저히 나만을 위한 가사를 썼다는 것이 다른 점이랄까요.편곡 역시 나인 1집 앨범에 참여했던 양시온, 권영찬 군. 그리고 한솥밥을 먹고 있는 낭만유랑악단 정인성씨와 함께했고 밴드 사운드보다는 단출한 악기들로 노래의 민낯을 보여주고자 노력했습니다.

 

노래하는 것을 들으면 가끔 나인 씨의 목소리가 현악기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혹시 가창을 하는 방식에 영감이나 영향을 준 악기가 있나요? 연주하거나 듣기를 가장 즐기는 악기는 무엇인지도 궁금해요.

목소리가 첼로 같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어요. 저로써는 아주 근사한 칭찬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제 목소리가 완성된 소리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아직도 고민에 빠져있습니다. 제 목소리는 2007년 데뷔 앨범 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변화를 겪었어요. 저의 히로인인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을 받고 노래를 하던 것이 저의 첫 시작이었지만 이제 저는 더 이상 소리로써 누군가의 영향을 받지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가장 나다운, 익숙하지만 아직도 매번 낯선 제 몸을 통해 좋은 소리를 내고 싶습니다. 연주는 피아노나 어쿠스틱 기타를 종종 연주하지만 음악을 들을 때에는 전체를 듣고 흐름을 만끽하는 편이어서 특별히 즐겨 듣는 악기는 없습니다.

 

‘디클’과 나인의 음악에서 위로의 정서를 느껴요. 그 위로는 청자를 향하기도, 노래 속 화자 자신을 향해있기도 한 것 같아요. 스스로 만들 때, 또는 부르면서 가장 위로를 받은 노래가 있다면요? 자신의 곡도, 다른 아티스트의 노래라도 좋아요.

가장 어려운 질문 같습니다. 만들 때에는 마음의 울림이 있는 곡이 아니면 모두 버려지기 때문에 제가 발표한 노래들은 다르지만 각각의 울림을 갖고 있어요. 다만, 현재의 저를 가장 잘 표현한 곡은 ‘내가 잠에 들면 깨우지 마세요’인 것 같습니다.

 

‘디클’, 나인의 신곡과 새 앨범은 언제 나올까요. 이것을 포함해 2020년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2020년에는 많은 싱글을 발표하고 싶습니다. 새로운 길을 모색하며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거든요. ‘디클’의 새 싱글들 그리고 가능하다면 나인으로써의 싱글들까지 계획하고 있습니다.

 


 

나인's 띵곡

 

1) 윤상 : 어떤 사람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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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멜로디와 절제된 편곡 그리고 섬세한 은유를 통한 완벽한 노랫말까지 저의 페이보릿 곡입니다.

 

 

 

2) 디어클라우드 : 안녕 그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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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클라우드 정규 4집 앨범 수록곡입니다. 잔혹한 이별에 대한 마음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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