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런 생각을 했다. 삶의 기저에 깔린 감정은 외로움과 허무함뿐이라고. 행복은 너무 가볍고 또 순간뿐이어서 머리 위로 흘러가는 구름같이 바라볼 수 있을 뿐 내 손에 잡힐 것 같진 않다고. 가끔 내 삶의 의미에 대해 묻는다.
한낱 80년 남짓의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그것도 운이 좋다면) 의미가 있다면 그 의미가 대체 무엇이겠으며, 있다 한들 그것이 뭐 얼마나 대단한 의미겠냐마는 나는 이 회의적인 질문의 답으로 결국 당신을 떠올린다.
우습게도 일상의 시시하고 별 볼일 없는 순간들이 내 삶의 의미를 만들어주었다. 하루 더 살아가고 싶은 마음을 먹게 해주었고 삶의 여정 속에서 더 오래 헤매고 싶은 용기를 허락해 주었다. 그 속에 당신이 있었고, 아무래도 나는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