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 (I'lI)

by XINDIE posted Jan 0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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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23년 11월
아티스트 아일 (I'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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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물결을 실은 푸름을

보여주고 들려주는,

아일

 

인터뷰.글: 임희윤

사진: 치타컴퍼니

편집: 곽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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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전 겨울에 냈던 '그냥 겨울 노래'에서는 겨울이 조금 좋아졌다고 했고, 최근에 낸 신곡 '12월 (Hate December)'에서는 겨울이 싫다고 했어요. 물론 둘 다 이별 노래이고 겨울이 은유하는 바를 알 것도 같지만요. 실제로는 12월, 겨울, 좋아하나요? 아일이 가장 좋아하는 달/계절은 뭐예요? 이유도 듣고 싶어요.

 

실제로 12월을 싫어합니다. 제일 좋아하는 달은 11월입니다. 적당히 쌀쌀하고 가을과 겨울의 경계선에 있거든요.

제 생일과 데뷔가 모두 11월에 몰려있어서 항상 기쁘고 축하를 받는 달이라 나름 화려하게 보내기도 하고요. 그 이후에 12월은 한 해를 되돌아보며 속상한 일도 생각나고 모든 게 마무리가 되는 느낌이라 더 슬픈 것 같아요. 제 인생을 돌이켜보면 가족 혹은 주변 사람들도 12월에 이별을 많이 하게 되어 저만의 징크스가 되었어요.

 

 

- 올해 연말 콘서트는 어떻게 준비했나요. '그린하우스 인 아일랜드'가 제목이었죠? 제목에 담은 의미, 그리고 콘서트의 콘셉트를 정한 계기, 특별히 신경 쓴 부분, 모두 궁금해요.

 

그린하우스는 제가 미국 유학 시절 살았던 ‘아파트’ 이름에서 따 왔습니다. 온실이라는 뜻도 한 겨울에 공연 하기에 참 좋은 의미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그린하우스’라는 아파트에서 지금도 함께 음악하고 있는 친구들을 처음 만났고, 그 곳에서 음악에 대한 전혀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되었거든요. 제 공연의 목표는 언제나 똑같습니다. 남녀노소 온 가족이 보러 올 수 있는 콘서트, 처음 보는 사람도 재밌게 즐기고 갈 수 있는 콘서트입니다. 이번에 제 온실에서 따뜻하고 즐거운 웃음 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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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에 EP 'Medlar Mixtape'를 냈죠? 2년 전엔 'Kiwi Mixtape'를 냈네요. 과일 이름을 두 장의 미니앨범 모두에 붙인 이유가 궁금해요. 실제로 어떤 과일을 좋아하는지도요. 또, 본인의 음악이나 성격을 과일에 비유한다면 어떤 과일이 어울릴까요?

 

저는 실제로 과일을 전혀 안 좋아하고 여러 과일 알러지가 많아요. 정규 앨범을 내기 싫어 도망치듯 시작한 게 믹스테이프 앨범이라 거기에 제가 전혀 안 좋아하는, 먹지 않는 과일을 이름으로 붙였어요. 누가 보면 되게 좋아하는 줄 알겠죠? 이게 제 원래 아이덴티티와 맞닿아 있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굳이 과일을 먹는다면 수박, 바나나 정도는 먹어요 제 성격과도 비슷한 과일 같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 아일은 생일의 숫자 모양에서 왔다고 들었어요. 연말 콘서트를 '-아일랜드'로 지었듯, 사실 아일이란 말을 들으면 섬(isle)이라는 단어도 연상이 돼요. 혹시 좋아하는 섬, 또는 동경하는 섬이 있다면? 또, '아일' 갖는다면 어떤 이름을 지어주고 싶어요? (말장난 죄송합니다. 근데 진짜 궁금해요..)

 

전 여행을 두려워하고 많이 다녀보지 못했어요. 섬에 대한 로망은 언제나 갖고 있지만 그 정도입니다. 동남아 여행지를 언젠가 가보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용기가 없어 누군가 끌고 가 주길 내심 바라고 있어요. 나중에 아이 이름을 짓는다면 제 아내 이름에서 따오고 싶어요.

 

 

- 이번 EP에서 'Ghost'에서는 아주 강렬한 록을 선보였어요. 마지막 곡이었는데, 혹시 다음에 낼 작품의 장르에 대한 힌트가 될 수도 있을까요? 제목도, 사운드도 인상적인 이 'Ghost'라는 곡이 담고 있는 모든 것이 궁금해요.

 

취향이 아주 고급지시네요(웃음). 사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르의 곡인데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장르가 아닌 건 조금 아쉬워요. 이런 장르에선 조금 더 심도 있게 노랫말에 이야기를 풀 수 있어서 좋아합니다. 사운드와 가사에도 같이 집중해서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앨범이 나올지는 미래의 아일이 해결 하겠지만 Ghost의 코어는 제가 늘 지니고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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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 경연 프로그램에서 '호피폴라'의 멤버로 깊은 인상을 남겼죠. 솔로 활동과 밴드 활동(공연이든 녹음이든)의 장단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혹시 앞으로 일회성으로든 지속적으로든 밴드 활동을 다시 할 의향도 있나요? 이런 장르, 분위기의 밴드는 꼭 한번 해보고 싶다, 하는 게 있는지도 궁금해요.

 

밴드는 언제나 무대에서 시너지가 있기 때문에 든든하죠. 팀이라는 건 마음의 안정감이 생기고 그런 안정감은 무대에서 보여진다고 생각합니다. 솔로 활동은 조금 더 개인적인 메시지와 음악을 들려줄 수 있고, 그런 걸 궁금해 하셨던 팬분들에겐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원래 현악기를 좋아해서 현 연주자가 많은 밴드도 재밌을 것 같네요.

 

 

- 아일에게 2023년은 어떤 해였나요? 가장 행복했던 날을 꼽아본다면? 2024년은 어떤 해이기를 바라나요.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는 게 인생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쉽게도 가장 행복했던 날은 없어요. 그저 팬분들이 저로 인해 행복하다면 저는 그게 제일 좋습니다. 저는 요즘 스스로 ‘작년보다 나은 사람이 되었는가’를 고민해요. 내년은 올해보다는 훨씬 나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거면 목표 달성이에요.

 

 

- 아일의 2024년 계획, 또 인간으로서/음악가로서 장기적인 목표와 꿈이 궁금합니다.

 

작은 공연이라도 팬분들과 자주 만나 노래하고 싶어요. 지방 팬분들에게 못 찾아간 게 언제나 마음의 짐이라 서울 뿐만 아니라 여러 곳을 가서 노래해 드리고 싶네요. 좋은 환경과 좋은 무대에 서는 공연도 좋지만, 누구나 부담 없이 올 수 있는 버스킹도 좋아해요. 팬분들의 감정과 표정 안에서 제 삶의 채도를 높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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